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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지 할머니와 구좌 사장님

기사승인 2020.08.28  00:0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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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동네에 폐지 줍는 할머니는 인근 고물상에서 빌려준 손수레(일명 리어카)를 이용해 폐지를 수집한다. 고물상에서 손수레를 임대해 주는 이유는 할머니가 수거한 폐지를 구매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할머니는 수거한 폐지의 절반을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을 주는 옆집에 갖다 준다.

한 지역을 대표하는 구좌업체에 1톤 트럭이 들락거린다. 1톤 트럭 사장님은 중상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을 주는 대상(구좌)에 고철을 납품하기 위해 원거리 운행도 불사한다. 구좌업체도 입고량이 줄어 1톤 트럭과의 거래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폐지 줍는 할머니와 구좌 사장님은 똑같이 기본적인 도리(道理)에 어긋나는 행동을 하고 있다. 생존을 위해 불가피한 불기피한 선택이라 말한다.

스틸프라이스 윤용선 국장

업계 내부의 기본적인 도리(道理)가 무너지자 생태계가 붕괴되고 있으며, 제강사가 제일 싫어하는 발생처 가격 상승의 원인이 되고 있다.

구좌업체는 1톤 트럭과 거래하지 않는다. 또한, 중상은 손수레와 거래하지 않는다. 그 이유는 대상이 1톤 트럭과 거래하면 인근 중상이 타격을 받기 때문이다. 역시 중상이 손수레와 거래하면 인근 소상(고물상)의 존립이 어려워진다. 이에 시장 생태계 유지를 위해 업계 스스로 최소한의 법칙이 운영되어 왔다.

그러나 고철 발생량 감소 영향인지 구좌업체의 무분별한 증가 영향인지 확실하지는 않지만 생존을 위해 만들어진 암묵적 법칙이 깨지고 있다. 대상(구좌)이 1톤 트럭과 거래하는 빈도수가 높아지고 있는 것.

대상(구좌)의 1톤 트럭 거래가 무엇이 문제냐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대상(구좌)의 잘못된 고철 구매가 시장 바닥 단가를 올리는 원인이 되고 있다.

대상(구좌)은 마당으로 들어오는 1톤 트럭 구매 가격을 중상이 방통차로 납품하는 가격과 동일하게 적용하고 있다. 둘 다 마당으로 들어오는 물량인데 가격을 차별화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그러나 중상은 운영비 마진 등을 감안하면 마당 매입가격을 구좌보다 50원 정도 낮게 책정해야 한다. 예를들어 제강사 선반설 매입가격이 어음기준 260원이면, 대상(구좌)은 240~250원, 중상은 200원대의 가격을 형성한다.

1톤 트럭이 중상이 아닌 대상에 납품하면 40~50원의 이익을 볼 수 있다. 이에 1톤 트럭은 구좌업체를 찾아 헤맨다. 또한, 중상을 찾아가 폭리를 취한다며 쌍욕을 한다. 중상 야드의 매입가격이 상승하는 이유이다.

대상(구좌)이 1톤 트럭과 거래하지 않는다면 중상이 욕을 먹을 이유도 없다. 그러나 일부 욕심 많은 대상들은 중상의 상황을 뻔히 알면서도 모른척한다. 대상이 1톤 트럭과 방통차 구매가격을 차별화 하면 모든 문제가 쉽게 해결되지만 인근 중상들이 모두 사라졌으면 좋겠다는 입장이다.

현대제철 납품사의 상황은 고철시장의 막장 드라마를 보는 것 같다.

현대제철에 고철을 납품하고 싶은 업체들이 줄을 섰다. 이에 현대제철은 투명한 업체 선정을 위해 구좌(협력사) 밑에 중상(패밀리)까지 라인을 연결시켰다. 아무리 큰 업체라도 중상부터 시작해 충성도(납품량)를 높여야 구좌(협력사) 자격을 얻는다.

그러나 고철 생태계 붕괴와 함께 집안 싸움이 한창이다. 일부 협력사의 1톤 트럭 거래가 무분별하게 진행되고 있다. 이에 인근 패밀리사의 고철 입고량이 감소하고 있다. 패밀리사는 협력사 때문에 죽겠다고 아우성이지만 ‘공허한 메아리’에 그치고 있다. 아무도 패밀리사의 어려움에 신경 쓰지 않는다.

구좌(협력사)라는 개념은 제강사가 용이하게 고철을 확보하기 위해 만들었다. 시중 물량을 모아오면 일정 수익을 챙겨주겠다는 개념이다. 제강사는 많은 업체와 거래하지 않아 인력 및 관리 비용을 줄일 수 있다. 구좌는 일정 수익을 보장받아 안정적인 회사 운영이 가능하다. 그러나 시중 물량 확보에 집중해야 할 구좌(협력사)가 중상(패밀리)을 적으로 간주하고 싸움질이다.

현대제철은 전세계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최고의 고철 구매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이다. 구매 인력만 봐도 다른 철강사와 비교해 압도적이다. 그러나 고철 바닥시장에 대한 이해도는 낮았다는 지적이다.

집안 싸움이 벌어지면 대부분 형이 혼난다. 어린 동생을 돌보지 않고 똑같이 행동했기 때문이다. 현대제철이 시스템을 통해 시장 내부에서 과도한 구매 경쟁을 진정시킬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스틸프라이스 steelprice@steelprice.co.kr

<저작권자 © 스틸프라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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